中, 필리핀과 분쟁 수역에 해군 함정 투입하나

입력 2024-03-25 17:13 수정 2024-03-25 17:15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지난 21일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관영 언론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해역에서 긴장이 높아지거나 제3국 군대가 개입하면 해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해양경비대 함정만 투입해 물대포를 발사하거나 밀어내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섬과 암초에 대한 필리핀의 거듭된 도발 앞에 중국은 자제력을 발휘하며 해안경비대를 배치했지만, 해군은 배치하지 않았다”며 “필리핀이 상황을 악화시켜 군대를 투입하거나 다른 나라의 군대를 끌어들인다면, 인민해방군은 영토 주권과 해양 권리를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해안경비대는 23일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 접근하는 필리핀 보급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중국은 이곳 해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필리핀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폐군함을 좌초시켜 놓고 군인을 주둔시키는 방식으로 맞서왔다.

중국 국방부 우첸 대변인은 24일 “중국은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와 그 주변 해역에 대해 주권을 갖고 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싶지만, 필리핀 측이 약속을 어기고 런아이자오의 불법 군함을 영구 시설로 보강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리핀이 계속해서 중국의 한계에 도전한다면 중국은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사령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남중국해에서 종합상륙함 우지산호와 창바이산호 2척을 동원해 고강도 전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배수량이 약 2만t인 이들 함정은 장갑차와 공기부양정을 싣고 다니며 해안을 공격하는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