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란 말은 인종차별”… 美정보기관서 퇴출

입력 2024-03-25 16:38 수정 2024-03-25 16:51
미국 중앙정보국(CIA). AP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이 인종차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리다’(Blacklisted)라는 용어의 사용을 금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당국이 다양성과 포용성, 접근성 담당 부서가 내부 소식지인 ‘더 다이브’를 통해 언어의 정확성 제고를 목적으로 이런 내용의 지침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침은 미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리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검은색은 나쁜 것이고 흰색은 좋은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신 검사’(sanity check)는 정신질환자를 비하하는 말이라는 이유로, 미국 남부의 흑인으로부터 나온 용어로 아주 쉬운 일이라는 뜻의 ‘케이크워크’(cakewalk), ‘기득권을 갖는’(grandfathered) 같은 용어 역시 그 유례가 흑인 노예제도와 연관이 있다는 이유에서 사용 중단이 권고됐다.

그러나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 보수층에서는 이런 지침이 ‘광대극’에 불과하고, CIA 같은 정보기관의 활동 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재향군인회 회장인 제레미 헌트는 “정보를 평가하는 언어를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 단속하려는 터무니없는 시도”라며 “부정확하고 혼란스러운 정보 보고서를 만들 것”이라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의 톰 코튼 공화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정보당국은 테러범들을 찾는 데 시간을 사용해야지, 테러범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을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