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조경란 작가의 단편소설 ‘일러두기’를 선정했다고 문학사상사가 25일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도시 변두리 동네의 이웃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배경처럼 펼쳐내면서 각박한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주인공의 내면 의식의 변화를 꼼꼼하게 챙겨 보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수상작 ‘일러두기’는 지난해 웹진 ‘문장’에 발표된 작품이다. 조경란은 “소설로 상을 받는 건 남의 일이거니 하며 지냈다. 16년 만에 이런 큰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연락에 뜻밖에도 담담했다”면서 “덕분에 오랜만에 제 소설이 독자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이 소중한 기회는 제게 가장 큰 선물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1996년 단편 소설 ‘불란서 안경원’으로 등단한 조경란은 소설집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복어’ 등을 펴냈다.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동인문학상 등을 받았다.
이상문학상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심사한다. 총 246편의 작품이 예심을 거쳤고, 이 중 15편이 본심에 올랐다. 김기태 ‘팍스 아토미카’, 박민정 ‘전교생의 사랑’, 박솔뫼 ‘투 오브 어스’, 성혜령 ‘간병인’, 최미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등 5편은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5000만원, 우수작 재수록료는 각 500만원이다. 작품집은 다음 달 출간된다.
이상문학상은 매년 1월에 수상자 발표를 해왔으나 올해는 두 달가량 발표가 늦었다. 이에 대해 문학사상사는 “상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심사를 촘촘히 하느라 예년보다 발표가 늦었다”면서 “내년부터는 다시 1월에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