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747 점보와의 마지막 여정에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과 이 특별한 여행을 함께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사의 보잉 747-400이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비행기는 ‘점보’ 애칭으로 잘 알려진 기종으로 24년 넘게 지구 약 8800만㎞(지구 2500바퀴)를 운항했다. 이번에 은퇴하는 B747-400은 대한항공이 2021년 B747-400을 은퇴시킨 후 국내에 남아있던 마지막 B747-400 여객기다.
해당 항공기는 25일 오후 1시 20분, 대만 타이베이 공항을 이륙한 후 오후 4시 35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타이베이공항과 인천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도착에 맞춰 소방차량 2대가 물대포를 항공기 위로 쏘는 이벤트(Water Salute)로 맞이할 계획이다. 이날 마지막 운항을 함께하려는 항공기 애호가들의 호응으로 일찌감치 예약이 꽉 찼다.
1999년 6월 20일 도입된 해당 항공기는 같은 해 6월 22일 김포~뉴욕(JFK) 노선에 첫 운항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대통령 전용기 ‘코드원’ 임무도 가장 많이 수행했다.
마지막 비행을 함께할 김재호 기장은 “태어나 처음 타 본 항공기인 보잉 747-400 여객기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슬픔과 아쉬움이 크다”며 “오늘 마지막 비행을 같이 해주신 승객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점보로 잘 알려진 B747은 1969년 12월 팬암(Pan-Am)에 첫 인도인 이후 새 시리즈를 내놓으며 장거리 비행의 대명사로 인식돼왔다. 이전 여객기의 두 배가 넘는 최대 500명 이상 승객을 태울 수 있어 루프트한자, 일본항공(JAL), 에어프랑스 등 세계 주요항공사들로부터 많은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기종 노후화와 연료 효율 문제 등으로 주요 항공사들이 B747을 퇴역시킨 후 추가로 주문하지 않았다. 성능을 개선한 B747-8 시리즈가 나왔지만 B747이 한창 인기를 끌던 때와 비교하면 주문이 많지 않았고 이마저도 2022년 단종돼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B747-8i를 운항중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