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부자(父子) 소방관 “연기 보자마자 몸이 반응했다”

입력 2024-03-25 09:38
아버지 이윤철 소방위. 경산소방서 제공

아들 이형준 소방사. 경산소방서 제공


지난 23일 낮 12시 17분쯤 경북 경산시 한 식당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다급한 상황에서 식당에 있던 손님들은 앞다퉈 뛰쳐나왔지만, 이때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두 명이 있었다.

이들은 경산소방서에 근무하는 현직 부자(父子) 소방관이었다.

아버지 이윤철 소방위는 경산소방서 자인119안전센터에서, 아들 이형준 소방사는경산소방서 예방안전과에서 근무하는 사이였다.

익숙한 모습으로 아들은 신속하게 인명을 대피시키는 동안 아버지는 주방 화구에 붙은 불을 수돗물로 끄기 시작했다.

인명 대피가 끝나자 아들은 외부 송풍기에 붙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전기 차단기를 내린 후 근처에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화재를 초기에 진압했다.

두 사람은 쉬는 날 함께 차량으로 근처를 지나던 중 멀리서 피어나는 검은 연기를 발견하고 주저 없이 현장으로 차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소방관의 발 빠른 대처로 화재는 인명피해 없이 소방서 추산 약 1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 이윤철 소방위는 “검은 연기를 보자마자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특히 아들과 함께해서 더욱 든든했다”고 말했다.

아들 이형준 소방사는 “아버지의 신속한 상황 판단 때문에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버지의 경험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인명피해 없이 화재를 초기에 잘 진압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기형 경산소방서장은 “빠른 초기 대응으로 큰 피해를 막아준 두 부자 소방관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소방관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