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24시즌 첫 두 경기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에이스 류현진이 흔들린 충격을 하루 만에 떨쳐내고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와 1승씩 나눠 가졌다. 외국인 선수들이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중심을 잡았다.
한화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LG를 8대 4로 꺾었다. 6⅔이닝 2실점 호투한 선발 펠릭스 페냐가 마수걸이 승을 챙겼다.
전날 패배의 충격은 작지 않았다. 필승 카드 류현진이 4회를 못 채우고 5실점(2자책) 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며 2대 8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2루수 문현빈의 결정적 실책 탓이 컸지만, 세부 내용 면에서도 특유의 예리한 제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류현진 본인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전날 투구와 관련해 “속구는 괜찮았는데 변화구 제구가 아쉬웠다”며 “아무리 (구속) 컨디션이 좋아도 투수는 제구가 중요하다는 걸 재차 느낀 경기였다”고 돌이켰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위기에서 팀을 건져낸 건 외국인 듀오였다. 공격에선 새 얼굴 요나단 페라자가 선봉장으로 나섰다. 0-1로 뒤진 4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그는 임찬규의 체인지업을 통타, 우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동점 아치를 그렸다. 2-1로 역전에 성공한 6회엔 선두타자로 나서 재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급기야 LG 배터리는 8회 다음 타석에서 자동 고의4구로 승부를 피했다.
마운드에선 페냐가 돋보였다. 전날 류현진을 무너뜨렸던 LG 강타선을 산발 6피안타 2실점으로 묶었다. 최고 시속 151㎞까지 나온 속구 외에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두 용병의 활약에 국내파 선수들도 화답했다. 주장 채은성은 8회 좌월 3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유격수 하주석은 3안타를 몰아치며 첨병 임무를 수행했다. 1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중전 안타로 살아나간 3회 타석이 백미였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페라자가 멀티 홈런 포함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며 “페냐 또한 실점은 있었지만 선발투수로서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페냐는 “포수 이재원의 노련한 리드 덕에 편하게 투구했다”며 “무조건 믿고 던지겠다고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시즌 8위 삼성 라이온즈는 준우승팀 KT 위즈를 연이틀 제압했다. 류지혁을 제외한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때려내며 11점을 뽑았다. 정수빈이 KBO리그 사상 42번째로 1회초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기록한 두산 베어스는 NC 다이노스를 6대 3으로 잡았다.
SSG 랜더스 최정은 두 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까지 8개만을 남겨 뒀다. 그는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7회말 1사 1, 2루에서 구승민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통산 460번째 아치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현역 시절 때려낸 467홈런에 한 발짝 다가섰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