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를 잡겠다며 새총으로 맞은편 건물을 향해 쇠구슬을 마구 쏴 유리창 18개를 깨트린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이근수 판사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최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60시간도 함께 명했다.
A씨는 2022년 7월 8일 오후 8시쯤부터 다음 날 오전 11시쯤까지 비둘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구로구의 한 건물에서 창문을 열고 새총으로 피해자 B씨 소유인 맞은편 건물 유리창에 철제 구슬을 38차례 발사한 혐의를 받는다.
그의 범행으로 유리창 18개가 훼손됐으며, 교체 및 수리 비용에 약 2800만원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인 2022년 7월 11일 탐문을 위해 방문한 경찰관에게 “(사건 발생 시간대에) 쇠구슬이 유리창과 부딪히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고, 이 건물에는 쇠구슬을 이용한 새총 등을 취미로 사용하는 주민이 거주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에도 쇠구슬을 쏘지 않았다고 부인하다가 집 안에서 쇠구슬이 발견되자 비로소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 뒤로도 1년 가까이 흐른 지난해 6월 10일에도 창문 밖을 향해 새총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판사는 “범행 수법이나 횟수, 피해액의 규모 등에 비해 죄질이 나쁘고, 경찰에게 허위 진술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