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박효준의 방망이가 식을 줄 모른다. 올해 들어 7번째 멀티 히트로 시범경기 타율을 5할까지 끌어 올렸다. 양대 리그 통틀어 스프링캠프 기간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내며 개막 로스터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박효준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터뜨렸다.
팀이 3-2로 앞선 2회말 박효준은 첫 타석부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에인절스의 3번째 투수 케니언 요반의 바깥쪽 높은 공을 밀어쳐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연결했다. 앞서 1루 주자 에스테우리 루이즈가 도루를 시도하다 횡사하지 않았다면 타점까지 노려볼 법했다.
4회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선두타자 루이즈가 볼넷으로 걸어 나가자 중전 안타로 단숨에 무사 1, 3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그는 후속 땅볼 때 홈에서 잡히면서 경기를 일찍 마쳤다. 장단 13안타를 몰아친 오클랜드는 에인절스에 11대 5 승리했다.
올봄 박효준의 타격감은 팀 내를 넘어 리그 전체로 넓혀 봐도 최상위권이다.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래 42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안타 21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블레이즈 알렉산더, 텍사스 레인저스의 와이엇 랭포드와 더불어 양대 리그 공동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산한 OPS는 1.190이다.
이 같은 활약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놀라움을 드러냈다. “박효준이 오클랜드 스프링캠프에서 무시할 수 없는 돌풍을 일으켰다”며 그간의 행적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박효준이 올 시즌 개막을 빅리그에서 맞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외야수 미겔 안두하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26인 로스터에 빈자리가 생겼다는 취지다. 마크 캇세이 오클랜드 감독은 “박효준은 빼어난 스프링캠프를 보냈다”며 “짧은 시간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짚었다.
앞서 뉴욕 양키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거친 박효준은 MLB닷컴 측에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는 일은 익숙하다”며 “이기든 지든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적이 결정되기 전부터 빅리그 기회가 풍부한 오클랜드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