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반도체 종목들에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급증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잔고)는 5237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신용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이다.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3125억70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 각각 10%,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신용잔고 증가율(6%)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마이크론의 호실적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7.5%, 8.7%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도 반도체주에 대한 ‘빚투’ 열기가 번지고 있다. HPSP의 신용잔고는 지난 19일 983억5000만원로 늘어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리노공업의 신용잔고도 지난 14일 575억6000만원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각에서는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가 행진을 주도해온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반도체주들이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반도체주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