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스템 비가역적 손상 입혀야”… 의사 커뮤니티 수사의뢰

입력 2024-03-22 14:21
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 커뮤니티에서 “의료 시스템을 박살 내자”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정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보건복지부는 의사·의대생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이 같은 글이 올라온 사례를 최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해당 커뮤니티는 의사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작성자는 해당 글에서 “그냥 드러누워서 ‘빅5 병원’에 막대한 피해를 줘야 하고, 많은 지방 사립 병원들을 파산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나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며 “애초에 말도 안 되는 기형적인 시스템, 언젠가 무너졌을 시스템이니 지금 박살 내서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 의학도로 지녀야 할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 “총선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계속 누워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비가역적인 막대한 손상을 입혀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는 이 게시물이 국민 생명을 위협한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언론에 공개된 것들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사법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수사 의뢰를 통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체계를 박살 내자’ 이런 것들은 화가 나서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이 현직 의사가 게시한 내용이라면 국민의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개별 게시 내용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당 커뮤니티에서 의사들이 사직 전공의들을 향해 “사직 전 자료를 삭제하라”는 내용의 행동지침이 공유되고, 전공의 복귀를 설득한 일부 대학병원 교수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