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 “수출 전용 공장 신설 검토…라면값 인상 계획 없다”

입력 2024-03-22 11:15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이 국내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 신설을 검토한다. 농심이 한국에 공장을 지은 것은 2007년 부산 녹산공장이 마지막이었다.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22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열린 제60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평택(포승공장), 부산(녹산공장) 등 기존에 확보된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현재 경기 안양과 안성 평택, 충남 아산, 부산, 경북 구미 등 국내 7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LA와 중국 상하이 칭다오 선양 옌볜 등 5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 농심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9.0% 증가한 3조4106억원, 영업이익은 89.1% 늘어난 21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법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125% 증가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농심은 국내에 신설할 공장에서 만드는 물량 대부분을 유럽 지역에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수출이 좋아 유럽 지역에 판매법인을 설립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그동안 유럽은 미주나 아시아에 비해 라면 수요가 적어 매출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신라면을 중심으로 우리 라면이 인기몰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 매출은 농심 유럽 지역 라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신 회장은 미국 3공장 신설과 관련해선 “현재 미국 내 부지 가격 및 인건비 등 건설 비용이 올라 시간을 두고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신 회장은 밀가루 가격 안정에 따른 라면값 인하 여부에 대해 “밀가루 한 품목만으로 라면 가격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검토는 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여러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올해 라면 가격을 인상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