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난타전으로 끝난 서울 시리즈…수비가 승부 갈랐다

입력 2024-03-22 00:21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단이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15대 11로 승리한 뒤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 역사적 개막 2연전이 시리즈 전적 1승 1패 무승부로 끝났다. 화려한 강속구와 장타가 쏟아졌지만 두 경기 모두 결국 승부를 가른 건 수비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1일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2차전에서 15대 11로 승리했다. 전날 2대 5로 역전패한 지 하루 만에 설욕에 성공하며 신흥 지구 라이벌다운 면모를 보였다.

두 팀 합쳐 홈런 2개 포함 33안타가 터져나온 난타전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선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4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하성과 주릭슨 프로파를 제외한 선발 출전 타자 7명이 모두 안타를 신고했고 6명은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다저스도 타선 힘에선 밀리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보다 딱 한 개 모자란 16안타를 때려냈다. 리드오프 무키 베츠가 홈런 포함 4안타 6타점으로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포수 윌 스미스도 안타 4개를 몰아쳤다. 샌디에이고가 달아나면 다저스가 따라붙는 양상이 시종일관 반복됐다.

자연히 마운드 자원도 총동원됐다.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이닝, 샌디에이고 선발 조 머스그로브가 2⅔이닝 만에 강판당하면서 허리 싸움이 본격화됐다. 선발 포함 샌디에이고가 6명, 다저스가 7명의 투수를 이날 경기에 쏟아부었다.

결정적 차이는 타석이나 마운드가 아닌 그라운드 위에서 발생했다. 샌디에이고가 실책 없이 경기를 마친 반면 다저스는 3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그 중심엔 다저스 3루수 맥스 먼시가 있었다. 지난해 3루수 자리에서 -7의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를 기록했던 그는 이날 수비 불안을 여실히 드러냈다. 1회 2사 2루에서 루이스 캄푸사노의 3루선상 땅볼을 놓친 게 시작이었다. 기록상 안타였지만 아쉬움이 남을 만한 수비였다.

3회 타구가 또다시 먼시를 외면했다. 1사 1, 3루 위기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타구에 바운드를 제대로 못 맞추면서 실책을 저질렀다. 정상 처리됐다면 병살도 노려볼 법했던 타구는 그대로 적시타가 됐다. 7회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2사 만루에서 재차 포구 실책을 범하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거듭된 실수에 먼시는 글러브로 얼굴을 가리며 자책했다.

외야에서도 보기 드문 실책이 나왔다. 3회 먼시의 실책 직후 크로넨워스의 희생 플라이 때 1루 주자 타티스 주니어가 다소 무리한 주루를 펼치자 중견수 제임스 아웃먼이 곧바로 1루로 송구했다. 허겁지겁 귀루했지만 충분히 아웃을 노려볼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정작 1루에 커버를 들어간 내야수가 없었고, 송구는 그대로 뒤로 흘렀다. 타티스 주니어는 멀쩡히 귀루한 것으로도 모자라 다시 태그업해 2루까지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전날 경기에선 샌디에이고의 수비 때 나온 불운 하나가 승부를 결정했다. 2-2 동점으로 맞서던 8회 1사 1, 2루에서 다저스 개빈 럭스의 타구에 1루수 크로넨워스의 글러브 줄이 터졌고, 그대로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경기가 뒤집어졌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