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10명 중 8명 “낙태는 합법”

입력 2024-03-21 17:55
지난해 4월 15일 워싱턴 DC의 미국 대법원에서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시아계 및 태평양계 미국인 10명 중 8명가량이 ‘낙태는 합법’이라고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AAPI 데이터와 AP-NOR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시아계 및 태평양계 미국인(AAPI) 성인 79%가 ‘낙태가 합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5~14일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미국 내 18세 이상 아시아계 및 태평양계 주민 117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 중 ‘모든 경우에 낙태가 합법이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36%, ‘대부분의 경우 합법이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43%였다. 또 전체 응답자 중 4분의 3이 미국 의회에서 낙태 합법을 보장하는 법률이 통과돼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2022년 낙태를 헌법상의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지한 바 있다.

조사 대상 중 낙태 정책을 잘 이행할 것으로 신뢰하는 당을 묻는 질문에는 55%가 민주당을 선택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을 고른 비율은 12%에 머물렀다. AP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아시아계 및 태평양계 미국인을 공략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낙태 문제를 주요한 논의 사항으로 다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공화당에는 이번 결과가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AP통신은 다만 이번 여론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 외부에서 태어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AP-NORC에서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낙태가 합법이라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64%를 나타냈다.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낙점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라디오 방송 WA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임신 15주 이후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