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춤추는 것 같네요(They danced like David).”
어두운 조명 아래 손을 하늘로 치켜든 청년들이 나오는 65초짜리 SNS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내용만 봤을 땐 교회 찬양팀을 향한 칭찬으로 생각하겠지만 이는 진짜 클럽에서 춤추는 크리스천 청년을 향한 평가다. 미국 테네시주의 내슈빌에 18세 이상의 기독교인을 위한 나이트클럽 ‘더 코브(The Cove)’가 교회를 떠난 청년들에게 대안적 공간이 되고 있다고 AP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더 코브는 코넬대 출신 재무 분석가, 음악가, SNS 전문가 등 7명의 20대 흑인 기독 청년들이 지난해 11월 기독교인들이 교회 밖에서 만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 공간을 목표로 설립했다. 창업자 중 한 명인 조던 딕스(22)는 “기독교인은 진부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더 코브를 통해 크리스천은 평범할 수도, 멋질 수도,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바람도 밝혔다. 또 “예수께서 교회 건물에만 계시지 않고 모든 곳에 존재하신다고 믿는다”며 “그렇기에 ‘나이트클럽’과 ‘크리스천’이라는, 겉보기엔 상충하는 개념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격렬하게 춤추는 청년들이 있기에 일반 클럽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크리스천 나이트클럽에는 세 가지가 없다. 술과 담배, 그리고 트월킹(엉덩이를 격렬하게 흔드는 춤)이 금지다. 더 코브 측은 “술을 마시지 않고도 사람들이 파티하고 충분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며 “오히려 술을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청년 공동체에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더 코브에서는 기독교 음악만 선곡된다. 영업 시작과 끝엔 함께 기도도 드린다.
더 코브 측은 크리스천 나이트클럽의 최종 목표는 청년이 공동체 의식을 쌓고, 다시 교회에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에서 상처를 받아 떠난 청년들이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다시 공동체로 돌아가길 소망했다.
많은 기독 청년들이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일부러 이 클럽을 찾아오고 있다. 지난 2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호주 브리즈번에 사는 20대 부부가 SNS에서 이 클럽을 알게 된 뒤 1만4000㎞를 넘어 날아온 사연을 전했다. 남편인 헤인자 포살라(23)는 “멋진 공간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시간주에서 더 코브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 온 18세 니아 간트는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와의 교제를 위해 기도해 왔다며 “기쁨과 종교는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기쁨이시다”고 말했다.
더 코브는 교회를 떠나 영적으로 굶주린 가나안 청년을 품는 색다른 접근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존대한다. 특히 기독교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신앙생활로 볼 수 있냐고 지적한다.
최하은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