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줘도 못 사는 버킨백, 알고보니… 에르메스 피소

입력 2024-03-21 16:21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에르메스 실버 메탈릭 쉐브르 버킨백.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자사 대표 상품인 ‘버킨백’ 판매 전략 때문에 미국에서 소송에 휘말렸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소비자 2명이 에르메스가 버킨백을 판매할 때 고객을 자체적으로 선별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버킨백을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없으며, 에르메스 매장에도 제품이 전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버킨백을 구매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소비자에게는 매장 직원들이 별도의 비밀 공간에서 가방을 보여준다고 한다.

원고들은 또 매장 직원들이 버킨백을 구입할 기회를 얻는 조건으로 스카프와 신발, 벨트 등 자사의 다른 제품 수만 달러어치를 구매할 것을 권유한다고 주장했다. 버킨백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수요를 이용해 다른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연계 판매’는 독점금지법 위반이라는 게 원고들의 주장이다.

원고 중 한 명인 티나 카발레리는 2022년 버킨백을 사려고 했지만 에르메스 직원으로부터 “특수 가방은 우리 사업을 꾸준히 지원해 온 고객에게만 판매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다른 원고인 마크 글로니가도 “직원이 버킨백을 사려면 부수적인 제품을 구매하라고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손해배상과 에르메스의 반경쟁적 관행을 금지하는 법원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버킨백은 영국 출신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에게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에르메스의 대표 상품이다. 에르메스 매장에서 1만~100만 달러(약 1323만~13억원)에 판매되며, 중고 시장에선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