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기만 하면 세간의 큰 주목을 받는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나뭇잎 벽화’가 그려진 지 사흘 만에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영국 BBC와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뱅크시의 ‘나뭇잎 벽화’ 곳곳에 흰색 페인트가 뿌려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침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던 중 훼손된 벽화를 발견한 맷 멕케나는 “정말 유감이다. 고작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됐다”고 BBC에 말했다.
벽화를 보러 온 뱅크시의 팬 중 일부는 “악의적인 반달리즘(문화·예술 및 공공시설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이라며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BBC에 따르면 아직까지 벽화를 훼손한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BBC 팟 캐스트 ‘더 뱅크시 스토리’에 출연한 그래피티 예술가 조 엡스타인은 “그래피티 예술가들은 종종 타인에 의해 작품이 훼손되는 일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행위들은 사람들이 남의 작품에 덧칠을 하거나 공격을 가하거나 혹은 작품에 동조하는 방법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전직 미술 교사 던 캠벨은 “(하얀 페인트가) 벽화와 어울리는듯 하면서 동시에 벽화를 산만하게 보이게 하는 것 같다”며 “며칠 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 그것 역시 역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뭇잎 벽화’는 지난 17일 영국 런던 핀스버리 공원 인근의 건물 외벽에서 발견됐다. 이튿날 뱅크시는 자신의 SNS에 벽화를 그리기 전과 그리고 난 후의 사진을 함께 게시하면서 자신의 작품임을 입증했다.
이 벽화는 건물 외벽에 뿌려진 초록색 페인트가 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의 잎사귀처럼 느껴져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