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면 비행기 티켓 2장 사라”… 비만인 차별 논란

입력 2024-03-21 16:07
원뉴스 캡처

항공기에 탑승한 한 여성이 승무원으로부터 체격이 크다는 이유로 “2개 좌석을 예매했어야 한다”는 요구를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뉴질랜드 매체 원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적의 여성 엔젤 하딩은 지난 15일 친구와 함께 네이피어에서 오클랜드로 가는 에어뉴질랜드 항공사 비행기에 탑승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하딩은 팔걸이를 올린 채 앉아 있었는데, 승무원이 “팔걸이를 내리지 않으면 이륙이 불가능하다”며 팔걸이를 내리고 그의 팔을 팔걸이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하딩이 “승무원의 태도가 공격적이다”며 항의하자, 승무원은 “비행기가 움직이고 있다면 앉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며 “당신들을 비행기에서 쫓아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승무원은 이어 “당신들은 (몸집이 크니) 각각 2개의 좌석, 총 4개의 좌석을 구매했어야 했다”며 “다음부터 에어뉴질랜드 항공사를 이용하게 될 경우 반드시 좌석 2개를 예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딩 일행은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승객은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 후에 뒤를 돌아보니 두 사람 모두 울고 있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하딩은 항공사로부터 다음 비행기 탑승 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숙소, 식사, 라운지 이용권 등을 제공받았지만, 그는 항공사 측이 체중을 이유로 승객을 차별했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하딩은 “그들(항공사 측)은 부인했지만, 나의 체격 때문에, 내 몸집 사이즈 때문에 나와 친구를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항공사 측은 “우리는 모든 승객을 존중하고 존엄하게 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이러한 경험을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보장하기 위해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면) 비행 전 항공사에 연락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보통 사람보다 체격이 큰 이들의 대중교통 탑승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다른 사람의 좌석을 침범할 정도로 체격이 큰 사람들은 옆 좌석 티켓까지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크다. 뉴질랜드의 경우 관련 법률이 없어 추가 티켓 구매 필요 여부가 각 항공사 재량에 달려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인접 좌석 공간을 침범할 정도로 몸집이 큰 승객의 경우 추가 좌석을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옆 좌석을 침범할 정도로 큰 체격을 가진 승객이 옆 좌석을 점유하도록 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