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소식을 알 수 없던 아버지가 납북됐다는 걸 지난해 알았습니다. 알 수 없는 아버지의 생사가 제일 저를 힘들게 합니다”
2014년 납북돼 11년째 북한에 억류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34)씨가 이같이 말하며 “국제사회가 아버지가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유엔(UN)에서 가족의 생사 확인조차 외면하는 북한의 반인권적인 태도를 고발하면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21일 RFA 자유아시아방송 등 북한전문매체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주제네바 한국대표부가 주최한 유엔 인권이사회 부대행사에 참석했다.
최씨는 자리에서 “아버지가 북한에 잡혀갔다는 사실을 지난해 말에야 알게 됐다”며 “통일부로부터 행방불명이던 아버지의 납북 소식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모든 걱정이 소용없을 수 있단 불안감과 알 수 없는 아버지 생사가 제일 저를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최소한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및 면회라도 가능했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 납북 피해가 없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선교사는 탈북민 지원 사역을 하던 2014년 12월 납북됐다. 북한은 최 선교사가 간첩 혐의가 있다며 2015년 무기 노동교화형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에는 최 선교사를 포함해 김정욱·김국기 선교사 등 3명이 억류해 있다.
김정욱 선교사는 2007년부터 중국 단둥에서 북한 주민 지원 사역을 펼치다 2013년 10월 북한에 체포됐다. 김국기 선교사는 2003년부터 같은 지역에서 꽃제비 등 북한 주민과 조선족을 돌보는 일에 힘쓰다 2014년 10월 붙잡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선교사 3인을 포함해 우리 국민 6명이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