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최종 금리 목표를 4.6%로 유지하며 향후 최소 3차례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물가 하락 추세가 흔들리면서 금리인하 시기가 늦어지거나 폭이 좁을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해소됐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며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자신했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만장일치로 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3분기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특히 올해 연말 목표 금리를 4.6%로 제시하며 지난해 12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목표 금리를 달성하려면 연준은 향후 금리를 0.75% 포인트 낮춰야 한다. 0.25% 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한다는 의미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진전이 압박을 받으면서 연준이 올해 두 차례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으로 완화됐고, 노동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이를 무너뜨리는 지속적인 진전이 보장되지 않으며, 앞으로 나아갈 길도 불확실하다”며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겠지만, 그 경로는 울퉁불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어느 시점부터 긴축을 완화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믿지만 (금리 인하가) 너무 이르거나 너무 많으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특히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2.1%로 제시하며 지난해 12월(1.4%)보다 0.7% 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5%에서 1.4%로 소폭 내렸다. 올해 실업률 전망은 4.1%에서 4.0%로 변경했다.
연준은 이에 따라 2025년과 2026년 금리 목표를 각각 3.9%, 3.1%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각 3.6%, 2.9%)보다 높아진 것으로, 금리 인하 횟수를 소폭 줄이겠다는 의미다.
연준은 이날 이례적으로 장기 중립금리 수준을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중립금리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거나 제한하지 않는 수준을 의미하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려면 과거보다 정책 금리가 높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위원회에선 조만간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오는 6월 첫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서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74%를 웃돌았다.
연준 결정에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