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비례대표 순번을 발표한 이후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양향자 원내대표와 김철근 사무총장이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잡음이 커지는 모습이다.
양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탈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은 전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례대표 1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1번은 이주영 전 순천향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가, 2번은 천하람 변호사가 차지했다.
개혁신당은 천 변호사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공천했다가 이를 뒤집고 비례대표 당선권에 재배치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 전 교수는 의료대란 해소를 위해 끝까지 소아 의료 현장을 지킨 의사”라고 말했다. 천 변호사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으로 개혁 성향의 소신 있는 정치를 해온 천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설명했다.
그다음으로 문지숙 바이오공학과 교수, 곽대중 당 대변인, 이재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 정지현 동물권 변호사, 보건사회연구원 출신 곽노성 박사, 박경애 전 공군 소령,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김철근 사무총장과 김용남 정책위의장은 명단에서 배제됐다.
이 대표는 “우리가 연합정당이고 여러 세력의 각자 입장이 있어서 조정하기 어렵고, 다소 의견 불일치가 있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김종인 공관위원장 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최고위원 전원이 명단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 인사는 명단에서 왜 제외됐나’라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어서 공관위에 질문도 했고 최고위에서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승적으로 공관위 안을 큰 틀에서 준용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답했다.
개혁신당은 5번까지 당선권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치권은 2석 안팎으로 전망한다.
비례 명단 발표 직후 당내 갈등이 수면으로 표출됐다. 명단에서 빠진 김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에 “저는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적으며 항의의 뜻을 내비쳤다.
김 사무총장은 또 다른 게시물에서 김 공관위원장을 겨냥해 “나이 드셔서 기억력이 없으신 거 같다”며 “제3당은 대부분 사무총장은 비례로 입성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큰 당만 해 보셔서 기억이 없으신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는 김 공관위원장이 비례 명단 발표 직후 한 언론을 통해 “당 지도부가 비례대표를 신청한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양 원내대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최고위에서 처음 비례대표 순번을 확인했고 첨단과학기술인재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최고위 전원 동의라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