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모처럼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을 만나 사제간의 연을 과시했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직접 준비해간 ‘대전의 명물’ 튀김 소보로 빵을 받자마자 포장을 뜯어 맛본 뒤 엄지를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식 개막전 현장을 찾아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후배 메이저리거 김하성의 프리배팅을 지켜본 뒤 짧게 응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다저스 더그아웃에서 오래 머물렀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소속팀으로 인연을 맺었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았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다저스 선발 투수로 뛰며 54승 33패 평균자책점 2.98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2019년에는 내셔널리그 평균 자책점 1위(2.32)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부터 다저스 사령탑을 맡고 있는 로버츠 감독과는 전성기 시절을 함께해 애정이 깊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15일 방한해 “류현진과 꼭 만났으면 좋겠다. 이 기사를 본다면 연락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류현진 역시 “만나면 감독님 연락처를 받겠다”며 응했다.
기다림 끝에 다저스 더그아웃에서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 로버츠 감독과 류현진은 서로를 발견하자마자 얼싸안고 반가워했다. 류현진이 대전에서 사온 빵을 건네자 로버츠 감독은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어 크게 베어 물더니 엄지를 치켜들었다. 류현진을 향해 “얼른 가서 몸 풀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옛 스승과 짧은 만남을 마친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메이저리그 경기가 펼쳐질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매년 개최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서울시리즈를 시작으로 몇 년에 한 번씩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느 팀을 응원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은 실책이 나오지 않는 팀을 응원하겠다”고 웃어보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