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선교기술훈련학교는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목회자들의 생계에 도움을 주고자 설립됐습니다. 우리 단체는 매달 1회 용접과 에어컨 이전설치 기술을 가르칩니다.”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총장 김운용 목사) 미스바 광장. 목회자선교기술훈련학교 교장인 이강민 목사는 선교단체 사역을 소개했다. 이 목사는 “저는 지난해 해외 선교에 나가 복음전파현장에서 현지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 필요한 용접 기술 등을 직접 가르쳤다”면서 “케냐 목회자들도 기술을 배우곤 자신들의 사역에 힘이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예비 목회자인 신학생들은 이 목사의 경험담을 들으면서 선교단체 설명이 적힌 안내전단을 읽어 갔다.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가 마련한 ‘사역 박람회’ 현장에서다.
목회 환경 축소와 코로나 팬데믹 등의 사유로 중단됐다가 10년 만에 열리는 사역박람회는 신학교판 ‘취업박람회’다. 이번 행사에서는 선교단체들의 사역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재능 계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장 전정민 전도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는 누구에게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목회 패러다임에 맞춰 축소사회에 맞춘 세대·환경 사역과 자비량 사역 등의 분야를 더해 이번 박람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행사에는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을 비롯해 환경 전문사역단체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 기독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고려대안암병원원목실 등 교계 유관단체 9곳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이곳저곳 발걸음을 옮기며 사역단체를 둘러봤다. 최근 들어 뉴스 등에 자주 등장하는 ‘자살’이란 단어가 눈길을 붙잡았을까. 라이프호프 부스에 유독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부스에선 고영수 라이프호프 기획실장이 자살 위험 신호와 대처 방법 등에 관한 설명을 이어갔다.
날이 갈수록 사역의 기회와 통로가 좁아지는 목회 영역이지만 미래를 향한 신학도들의 준비는 현재진행형이다. 학우회는 ‘나의 미래 목회 공모전’을 개최해 재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돕기도 한다. 자작곡·시·문학·미디어 아트 등 4개 분야로 출품해 공모전에서 수상한 팀은 교내 글로컬 현장교육원에서 멘토링·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남현수(31·장신대 신대원 3년) 전도사는 “학교에서는 신학과 목회 현장에서 접목할 수 있는 목양의 기술을 배우기 마련인데 사역 박람회를 통해 환경 보호와 자살 예방 같은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었다. 사회와 유대할 수 있는 폭을 넓히는 기회인 것 같아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아연(23)씨는 “목회지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사역들이 있는 줄 몰랐다. 교회 사역 외에도 다양한 사역의 존재를 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서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