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기독교 ‘굿즈’ 소비···성장세 이어질까

입력 2024-03-20 10:39 수정 2024-03-20 10:49
빛과 소금의 의미가 담겨있는 털장갑. 이유진 대표 제공

“빛과 소금을 손에 쥐고 가면서 매일 또 새롭게 결단할 수 있어 좋아요”

빛과 소금의 의미가 담긴 털장갑 구매 페이지에는 상품에 만족했다는 의미로 ‘별 5개’와 함께 이 같은 간증이 이어졌다. ‘특정한 주제와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어진 상품‘을 뜻하는 굿즈가 2030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인기 속에 기독교 굿즈에 대한 관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3년 사이 2.5배 증가.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 ‘굿즈 문화 빅데이터 트랜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약 28만 건이었던 SNS상 ‘굿즈’ 언급량은 3년 만에 약 60만 건으로 뛰었다. 굿즈에 대한 2030세대 소비관심도가 지속해서 상승하며 덩달아 기독교 굿즈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민형 성결대 파이데이아학부 교수는 물질을 중시하는 유물적 문화 선호 현상의 결과라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굿즈 소비자들은 물건을 소유하면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데 그런 면에서 굿즈는 물건을 매개로 하는 종교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앙 메시지가 담긴 굿즈가 젊은이들에게 하나님과의 접점을 넓히는 상징적 매개물이 되는 셈이다. 이 교수는 “기독교는 종교적으로 상징성을 가지는 물건이 없는데 굿즈 문화를 통해 나타나는 문화적 특징은 지금까지의 교회 안에서 간과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80여 개 기독교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온라인 플랫폼 로아스토어는 올해 말 100개 브랜드 입점을 앞두고 있다.

박종우 로아스토어 대표는 “초창기에는 겨우 20여 개 브랜드와 함께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기독교 굿즈 브랜드의 상승세가 가파르다”면서 “기독교 백화점에서만 소비되던 기독교 굿즈들을 온라인의 다양한 창구에서 소비할 수 있게 돼 젊은 세대들의 접근성이 높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6)'라는 성경구절을 담고 있는 반팔 셔츠. 오른쪽 사진은 다윗의 물맷돌을 표현한 그립톡. 이유진 대표 제공

또 하나의 MZ세대 소비 특징 중 하나는 ‘가치 소비’다.

‘가치 소비’는 자신의 가치관과 들어맞는 브랜드를 소비하는 형태다. MZ세대 928명을 대상으로 성장관리 애플리케이션 그로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8명이 “가치 소비를 한 적 있다”고 답했다. 기독교 굿즈 브랜드 낫마인을 이끄는 이유진 대표도 “물건을 살 때 브랜드의 가치관을 사는 것으로 생각해 굿즈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윤서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