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한국 정부에 ‘전쟁 연습 그만두라’라는 목소리를 함께 내주시면 평화운동을 하는 분들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재독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초청으로 베를린을 방문했다. 이날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길 위에서 30년, 결국에는 희망이더라’라는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강연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9월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지만, 아직 대법원 확정 선고가 나오지 않아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쟁 연습은 평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며 “군사적 충돌을 부를 수 있는 적대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베를린 강연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한반도에는 어느 때보다도 전쟁 분위기와 위협이 거세게 자리 잡고 있다”며 “윤석열정부 들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강력한 무기들이 해상에, 하늘에 떠서 군사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가 참전전우회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꺼냈다. 그러면서 “직접 베트남에 가서 한국군에게 성폭력 피해를 본 여성들을 일일이 인터뷰했다”며 “저들은 한국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부정하고 있다. 이게 지금 현실”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난데없이 이승만 대통령을 독립운동가로 미화하는 일들이 윤석열정부 들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제주) 4·3부터,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이승만의 민간인 학살 범죄 등은 빼놓을 수 없는 역사”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22대 총선에 나가지는 않지만, 대신 거리에서 시민, 국제 시민사회와 연대해서 참 해방과 나비의 꿈을 펼치는 것이 제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으나 같은 해 9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후원금 유용 등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6월 출당 조치된 이후엔 무소속으로 의원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 9월에는 대법원 판례상 반국가단체에 해당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보수단체들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