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손흥민은 ‘굳은표정’…돌아온 이강인, 활짝 웃었다

입력 2024-03-20 07:07 수정 2024-03-20 10:14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탁구 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태국과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밝은 표정으로 입국했다.

이강인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연두색 후드티를 입고 초록색 캡모자를 쓴 이강인이 입국장에 나타나자 팬 여러 명이 환호를 보냈다. “이강인 파이팅” “이강인 힘내요” 등 외침과 함께 박수소리도 나왔다. 수십 명의 경찰과 경호인력이 배치됐으나 별다른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전날 300명 넘는 팬과 취재진이 몰렸던 손흥민(32·토트넘)의 입국 현장과 온도 차는 있었지만 이날 역시 1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굳은 표정으로 입국한 손흥민과 달리 밝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나선 이강인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양손을 흔들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팬들은 준비한 선물과 편지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손흥민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여전히 부어있는 그의 손가락. 연합뉴스

캡틴 손흥민에게 하극상을 벌여 손가락을 다치게 하고 대표팀 내 조직력 붕괴의 원흉으로 지목돼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위축됐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환히 웃던 이강인은 팬들의 선물을 받고 여유롭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경기도 고양의 대표팀 숙소로 이동한 이강인은 20일 공식 훈련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국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는 본인이 준비한 내용으로 심경을 전할 예정이며, 취재진 문답은 예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강인은 지난달 끝난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선배이자 주장인 손흥민에게 항명한 ‘탁구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받아 축구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서 요르단을 맞아 졸전을 펼친 대표팀은 4강에서 탈락했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력 저하와 선수단 관리 실패 등 이유로 경질됐다.

이강인은 앞서 두 차례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달 14일 1차 사과문을 올린 데 이어 일주일 뒤 영국 런던으로 찾아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고서는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이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임시 사령탑에 오른 황선홍 감독은 태국과 치를 3월 A매치 2연전 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 이강인을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황 감독은 “모든 팀 구성원의 문제다.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이강인을 두둔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이어 26일에는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벌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