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풍 주점에 대해 ‘매국노’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양궁 선수 안산을 고소했던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가 일부 자영업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그의 행동으로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욕을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이 대표는 글을 올려 안산을 자영업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안산 선수의 발언은 과거 광우병 파동과 같이 선량한 자영업자에게 무분별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며 “안산 선수 개인에 대한 피해와 자영업자의 피해 중 우선순위와 일의 경중을 따져 고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산 선수를 고소한 것에 대해 저희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좌와 우로 나뉘어 서로 헐뜯고 해묵은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시끄러운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안산에 대한 지나친 비판 여론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안산 선수에 대해 마녀사냥식으로 댓글을 작성하는 분들도 있다”며 “이는 저희가 바라는 점이 아님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싶고, 고 이선균 배우를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안산 선수에 대한 지나친 비난이 마음에 걸려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글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자로서 그의 ‘대표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전국에 수많은 자영업자가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 대표와 다르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고소를 진행함으로써 오히려 자영업자들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연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이런 논란을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자영업자의 한 명인 나의 생각이다” “누굴 위한 고소인가” “당신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욕먹고 있다. 힘든데 왜 더 불을 붙이냐” “이번 일(고소)로 일식당들 질린다는 여론도 있던데 그것도 대표로서 감당해줄 건가”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안산은 전날 SNS를 통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최근 저의 언행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대표님, 점주분들,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인으로서의 본분은 잊은 채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리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17세부터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생활하며 대한민국에 대한 큰 자부심이 있었다”며 “특정 매장이나 개인을 비하하고자 할 의도는 절대 아니었으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언행으로 모든 분들이 받으셨을 피해와 마음의 상처는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적었다.
앞서 안산은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국제선 출발’이라고 적힌 일본어 간판을 올리며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고 적었다. 이 전광판은 광주 광산구에 있는 한 쇼핑몰 일본 테마 거리 입구 장식을 위해 설치된 조형물이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