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배달을 위해 방문한 유기견 보호소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경험한 배달기사의 따뜻한 사연이 최근 공개됐다.
지난 2일 미국 피플지는 “한 동물보호소 직원의 점심 주문이 놀라운 해피엔딩을 불러왔다”며 이 운명적인 만남을 소개했다.
피플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토요일 미국 버지니아주 로튼에서 그럽허브(미국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기사로 일하는 해군 출신 퇴역 군인 앨런 몬카요는 페어팩스카운티 동물보호소로부터 음식 주문을 받았다.
그는 주말이었지만 주문이 들어온 보호소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금방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주문을 접수했다. 미혼부인 몬카요의 다섯 살 된 딸 사브리나도 함께 나섰다.
금방 배달을 마무리할 줄 알았던 몬카요의 발길을 붙잡은 건 사무실 창문 너머에 있던 개 ‘지후’였다. 몬카요는 지후와 눈이 마주친 뒤 쉽사리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그는 “지후의 눈빛에서 30년 전 잃어버린 반려견 러스티를 떠올렸다”며 “첫눈에 반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딸아이 사브리나가 늘 개를 키우고 싶다고 졸랐지만 한부모가정으로 홀벌이를 하는 데다 높은 물가 탓에 비용 문제가 걸렸다.
마침 해당 보호소에선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를 맞아 45파운드(약 20㎏) 이상의 대형견을 입양할 시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입양볼(Adoption Bowl)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곧바로 부녀가 지후와 어울릴 수 있도록 장소를 내주었다. 몬카요는 딸아이와 지후가 공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고 그 자리에서 입양을 결정했다. 그는 “지후는 매우 온순하고 순종적이었으며 잘 훈련된 개였다. 우리와 처음부터 잘 맞았다”고 말했다.
올해 6살이 된 지후는 몸무게 65파운드(약 30㎏)의 핏불 믹스견이다. 지난 6월 주인으로부터 유기된 지후는 페어팩스카운티 동물보호소에서 240일 이상 머물렀다. 해당 보호소의 평균 보호기간이 24일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오랫동안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보호소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레베카 카베돈은 “대형견은 키우는 데 필요한 비용과 환경을 마련하기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입양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어진 점심배달 덕분에 지후는 주말 동안 입양된 스무 마리의 반려견 중 한 마리가 될 수 있었다. 몬카요는 “지후는 나와 딸에게 찾아온 커다란 축복”이라며 지후가 새 보금자리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