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전환점”… 日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

입력 2024-03-19 14:02 수정 2024-03-19 15:54
일본 도쿄 시민이 19일 일본은행 본관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은행이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2016년 2월부터 8년 1개월간 유지했던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종료됐다.

일본은행은 19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기존 –0.1%에서 0.1%포인트 상향해 0~0.1%로 유도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일본에서 은행에 돈을 맡기면 ‘금고 보관료’ 명목으로 연이율 0.1%씩을 지불하지 않게 된다.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한 것이다.

일본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온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이날 폐지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한다.

YCC는 중앙은행에서 금리 변동 폭을 설정해 금리를 일정한 범위 안에 가두는 국채 대량 매입 정책이다. 일본은행은 2016년 9월부터 시행한 YCC로 장단기 금리를 조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은행은 YCC 폐지에 따라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에서 유도하는 기존의 방침도 상한선을 없애고 변동을 용인하는 쪽으로 바꿨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시기만의 문제였다. 일본은행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처럼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설정했는데,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1%로 나타났다. 이는 1982년 이후 최대치다.

일본 기업의 임금 인상도 정부 중심으로 추진됐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연합체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중간 집계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젼년 동기 대비 1.48%포인트 상승한 5.28%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임금 인상률도 4.42%로 높았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엔저에서 벗어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엔화의 평가 절하에 따른 외화 유입이 줄면 일본 증권시장에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금융정책이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