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차전쟁’ 막기 위해 아파트 담장 허문다.

입력 2024-03-19 10:47

광주시가 도심 내 ‘주차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공영주차장과 홀짝 주정차 구간, 내 집 주차장을 늘리고 세대당 주차대수를 상향시켜 공동주택 건립심의를 벌인다.

19일 광주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일상화된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올해 122억6000만원을 들여 공영주차장 6곳을 도심에 확충한다.

시는 우선 도시철도 2호선 개통을 앞둔 백운광장 주변에 140여대의 동시주차가 가능한 환승 주차장을 내년까지 만든다.

도시철도로 갈아타고 출퇴근하는 남구 직장인과 인근 백운광장 공중보행로, 스트리트 푸드존 방문객을 감안한 주차시설이다. 광산구 우산동과 북구 두암동 먹자골목, 동구 산수동 등에도 공영주차타워와 주차장을 별도로 조성한다.

주차수요가 많은 주정차 금지구간에서 홀·짝수일로 나눠 한쪽 도로에 주정차를 허용하는 일명 ‘가변적 주차허용’ 운영구간은 북구에 1곳을 추가한다. 북구 용봉동 저불로~용봉택지로 구간을 신규 구간으로 지정해 알림 표지판과 CCTV 등을 설치한다.

시는 현재 서구 22곳과 북구 15곳 등 48곳에서 홀짝주정차제를 운영 중이다.

개인·공동주택에 주차장 설치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도 벌인다. 시는 올해 북구 17곳, 광산구 5곳 등에서 대문과 담장을 허물어 총 162대의 주차공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세대당 주차대수’ 기준을 강화해 아파트 등의 건립심의를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시는 맞벌이 부부 증가로 1가구 2차량 시대가 일반화되고 있는 만큼 입주민이 많은 공동주택을 새로 지을 때는 세대당 최소 1.5대 이상으로 주차공간을 조성하도록 조건부 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광주 도심과 주택가 뒷길 등은 수년 전부터 주차난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2020년 기준 광주지역 아파트는 38만 2360여세대지만 주차면수는 세대당 1대꼴도 되지 않는 35만 3710여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광주지역 전체 등록 자동차는 2021년 70만 780여대에서 지난달 말 기준 72만 5100여대로 2만4300여대 늘었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행자 중심도시를 추구한다는 관점에서 꼭 필요한 곳에 공영주차장을 확충하고 공공기관, 교회 등의 자발적 주차 나눔 공간을 추가 발굴하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한 주차관리 시스템 도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