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를 찾은 한 관람객이 캐러멜팝콘을 주문했다가 다 탄 팝콘이 나왔다고 불만을 표하자 롯데시네마 직원들이 잇달아 미안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인건비가 줄어 팝콘 튀길 직원도, 응대하거나 티켓 검사할 직원도 없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지난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최근 영화 관람차 롯데시네마를 방문한 이의 후기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캐러멜팝콘인데 다 태우고 상영관 들어갈 때 표 검사도 안 했다”며 “직원이 없다는 얘기는 듣긴 했는데 다신 안 갈 것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 글에는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 직원들이 연달아 댓글을 달았다. 회사에서 인건비를 과도하게 줄여 직원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얼마 없는 인력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내용이었다.
한 직원은 “팝콘을 튀길 직원도 없고, 응대할 직원도 없다. 인건비를 못 쓰게 해서 그냥 직원들이 없다”며 “캐러멜팝콘은 잠깐만 한눈팔아도 저렇게 타버리는데 직원 한두 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키오스크를 못 쓴다는 다른 고객을 응대하다보면 그냥 타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영관 티켓을 검사할 사람도 없다. 청소라도 하면 다행”이라며 “청소 다 하면 다시 매점 가고, 시간 되면 다시 상영관 청소하러 다니면서 XX쇼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도 “‘자율 입장’이라는 명목으로 입장을 시키는데 표 안 사고 무단 입장하는 손님, 다른 날짜와 시간에 오는 손님이랑 좌석이 겹쳤다는 손님들과 매일같이 싸우고 있다”고 한탄했다.
회사의 잘못을 꼬집기도 했다. 한 직원은 “지금 우리 회사 윗분들의 지시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라’가 아니라 ‘직원들을 갈아넣어서 어떻게든 운영만 해라’인 것 같다”며 “회사의 말도 안 되는 인건비 감축으로 단 10분이라도 편하게 밥 먹을 시간은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서 물도 최대한 안 먹고 일한다”고 전했다.
이어 “팝콘을 프다가도 상영 종영시간 맞춰 계단 뛰어다니느라 온몸이 멍투성이다”며 “직원들이 아무리 아우성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데 고객들의 마음이 어떤지 윗분들이 현실을 꼭 아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그 큰 영화관에 관리자 한 명이 모든 걸 다 케어 중인 상황이라 진짜 사람을 갈아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일(팝콘을 태운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미안함을 표한 이도 있었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흥행 영화가 있으면 영화관이 일순간 바쁠 때가 있다 보니 불편을 드린 것 같다”며 “현장 운영에 대해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