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귀국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 표명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외견상 표현은 ‘귀국’과 ‘거취 표명’이지만, 실제로는 두 사람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4·10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이 더욱 악화하기 되기 전에 대통령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종섭·황상무 논란’을 매개로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에서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 대사의 ‘수사 중 호주 출국’ 논란과 황 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이 수도권 선거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8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 같은 경우에 21대(총선) 당선자 인원수와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며 “‘8석 플러스 알파’ 정도에 머무르지 않을까 싶고, 상당한 위기의식들을 모두 다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출마하는 한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찐윤’(진짜 친윤)으로 불리는 이용 국민의힘 의원(경기 하남갑 출마)도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사가 충분히 수사를 받거나 빨리 귀국해서 본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황 수석도) 이슈가 계속되고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압박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 출신인 김은혜 국민의힘 예비후보(경기 분당을 출마)가 17일 ‘이종섭 즉시 귀국, 황상무 자진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친윤계 내에서도 두 사람의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 피의자를 해외로 도주시키더니 이제는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언론에 직접 대고 회칼 테러 운운하면서 협박을 한다”면서 “‘입틀막’(입을 틀어막는다)으로 모자라 ‘칼틀막’(칼로 틀어막는다)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권 내에서 한동훈·안철수·나경원 선대위원장들이 ‘런종섭’ 호주대사 거취에 한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면서 “그들에게 ‘바보들아, 문제는 대통령이야’라고 전하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