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성경책”
음원 순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수 비비의 ‘밤양갱’을 크리스천 버전으로 개사한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원래 가사의 ‘밤양갱’을 ‘성경책’으로 바꾼 것이다.
개사한 곡에는 “내가 읽고 싶었던 건 달디단 성경책(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도 나오는데 흡사 CCM을 연상케 한다. 이 영상은 조회수 7만회, ‘좋아요’ 수 1500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뿐 아니다. 걸그룹 뉴진스의 ‘ETA’를 크리스천 버전으로 개사한 영상 역시 43만회 이상 재생됐다.
지난해 9월 개신교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개신교인 미디어 이용실태 및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에 달하는 49%가 ‘비기독교 콘텐츠가 신앙생활에 도움 된다’고 답했다. 또한 이들은 비기독교적 콘텐츠를 통해 ‘영적으로 유익한 내용을 접하거나(39%)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23%)’고 응답했다.
평소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을 즐겨본다고 한 김지수(가명·23)씨는 “유퀴즈에 출연한 봉사자 이야기를 보면서 자기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하나님이 나를 보실 때보다 선한 영향력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을 보실 때 더 기뻐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 신앙 상담을 한 적 있다”고 고백했다.
유튜브와 인스타 등으로 개인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것 역시 비기독교적 콘텐츠로 삶과 영성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백수연(가명·25)씨는 “비기독교적 영상 속에서 사랑, 섬김과 같은 포괄적 개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백 씨는 “한 사람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인생에 있어 ‘삶이 무엇인지’, ‘사랑, 친절과 같은 개념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잘파세대는 직접적 기독교 표현이 없더라도 그 속에 담긴 ‘사랑과 섬김, 나눔’과 같은 기독교적 메세지가 담겨 있다면 이를 통해 영적 유익을 얻는 셈이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 강진구 교수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랑, 공의 등과 같은 가치관이 콘텐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비기독교인도 영적인 존재라는 증거다”라며 “이는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 등 기독교 영성이 들어간 콘텐츠를 문화 선교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로 비신앙적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잘파세대는 비신앙적 콘텐츠로 신앙의 흔들림을 경험하기도 한다. 모태신앙인 이지훈(가명·27)씨는 “역사나 과학 등 비기독교적 콘텐츠로 인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독교 가치관이 흔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분별력”이라며 “비기독교적 콘텐츠가 주류인 세상에서 잘파세대가 신앙적 메세지를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박윤서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