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지낸 유시민 작가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자격 유무를 가리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건 명백하다”고 밝혔다.
유 작가는 18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양문석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우리나라 국회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비방했던 정치인이 한두명이 아니다”며 “그 사람 누구에 대해서도 언론이나 정치 비평가들이 ‘국회의원 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정치인 양문석을 안 좋아할 수 있고 심지어 싫어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걸 가지고 ‘너는 공직자 될 자격이 없어’라는 진입 장벽으로 쓰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허 참, 한번 오라고 해라’ 그런 정도로 끝낼 일”이라며 “이걸 가지고 무슨 국회의원 후보직을 내놔야 하느니 마느니 하는 그 자체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진행자가 “갑자기 왜 ‘노무현 내가 더 사랑했어’ 콘테스트를 하고 있냐”고 말하자 유 작가는 “돌아가시고 안 계신 노무현 대통령 애달프게 하지 말고 살아있는 당 대표한테나 좀 잘하라”고 답했다.
앞서 양 후보는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이던 2008년 5월 13일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미친 미국 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란 제목의 다른 칼럼에서는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