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반칙에 또 운 쇼트트랙 박지원…세 번째 충돌

입력 2024-03-18 14:26
박지원. 로테르담=공동취재단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동료 황대헌(강원도청)의 반칙에 밀려 이틀 연속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황대헌이 박지원을 상대로 반칙을 범한 건 올 시즌 세 번째다.

박지원은 18일(한국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과 충돌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박지원은 레이스 후반 선두에 있던 황대헌을 인코스 추월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미는 반칙을 당해 넘어져 완주하지 못했다.

전날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황대헌이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신체적 충돌이 빚어졌고, 박지원은 6위로 경기를 마쳐 메달을 따지 못했다. 황대헌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페널티를 받아 최종 실격 처리됐다.

박지원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정신이 너무 없긴 한데, 느낌으로는 잡아당겨 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던 같다”며 “펜스에 부딪혔고, 서서 넘어져서 몸에 충격이 컸던 것 같다. 순간 정신이 또렷하게 서 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동료 사이에 이같은 충돌이 반복해서 나오는 문제에 대해선 “제가 어떻게 말씀드릴 부분이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황대헌은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박지원을 밀치는 반칙을 범했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박지원을 밀어 실격을 당했다.

황대헌은 전날 박지원과 충돌에 대해 “형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고, 바로 사과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충돌 장면을 두고 팬들의 비판이 많은 데 대해선 “노 코멘트하겠다”고만 답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 취재 구역을 떠났다.

박지원은 이번 대회 노메달에 그치면서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자격을 잃었다. 세계랭킹 1위임에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박지원은 다음 달 예정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로테르담=공동취재단,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