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작성해 비하 논란에 휘말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지난 8년 동안 손흥민 축구가 계속 진화했던 것처럼 양문석 정치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민단체 활동가 시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대연정 등에 대한 분노들이 감정 조절 없이 터져나왔던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후보는 “18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가겠다”며 “경남지사 출마 때도 혼자 봉하마을을 찾아가 무릎 꿇고 많은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저의 사퇴 여부는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필요하다면 전 당원 투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사퇴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양 후보는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이던 2008년 5월 13일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미친 미국 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란 제목의 다른 칼럼에서는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 당에 막말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도태우·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고, 장예찬 후보까지 공천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입장문이 나온 당일 장 후보 공천을 취소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