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효 휴학’ 이틀간 777명 증가…철회는 ‘6명’

입력 2024-03-17 20:20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단체로 휴학계를 제출한 가운데 14일 오전 개강일이 지난 경기도의 한 대학교 의과대학 복도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유효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이틀 동안 800명 가까이 증가했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15일부터 이틀간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11개교 가운데 77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 동의와 학과장 서명 등 학칙의 절차를 따라 제출된 휴학계를 말한다. 기존에 냈던 휴학계를 철회한 학생은 2개교에서 6명 발생했다.

이로써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7594건이 됐다. 이는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 1만 8793명의 40.4% 수준이다.

유효 휴학 신청은 이달 내내 하루 기준 한두 자릿수로 증가하다가 12일 ‘511명’, 13일 ‘98명’, 14일 ‘771명’에 이어 15~16일까지 큰 증가세를 이어갔다. 닷새 사이에 2157명이 유효 휴학계를 제출한 셈이다.

이는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관철하겠다고 결의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9일 임시총회에서 ‘가장 먼저 휴학계가 수리되는 학교의 날짜에 맞춰 40개 모든 단위가 학교 측에 휴학계 수리를 요청한다’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형식 요건을 갖췄더라도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동맹휴학으로 승인된 휴학은 아직 한 건도 없다.

아울러 교육부는 6개 대학에서 ‘수업 거부’가 확인됐다며,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 면담·설명 등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수업 거부가 이어질 경우 학생들은 집단 유급에 처해진다. 대부분의 의대 학칭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받게 되는데,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대학가에서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2월이었던 본과생들의 개강을 이달 초로 연기하거나, 개강 직후부터 휴강을 이어가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