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위성정당, 비례대표 30명 발표…여야 ‘밀실공천’ 비판 고조

입력 2024-03-17 18:21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14일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자 면접 심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30명의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17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20명 당선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야 모두 비례대표를 공천한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밀실공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1번 후보로는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이 뽑혔다. 여성 시각장애인인 서 전 위원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시민사회 몫으로 참여한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한 인사다.

2번 후보로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가 선정됐다. 강원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인 백승아 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은 각각 3, 4번을 받았다. 2∼4번 비례대표 후보는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들이다.

또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과 용혜인 의원이 각각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추천 몫으로 5, 6번을 차지했다. 현역 의원으로 유일하게 포함된 용 의원은 비례대표 재선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박홍배 현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강유정 강남대 교수,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이 각각 7~10번을 부여받았다.

11번부터는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정을호 민주연합 사무총장,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이 배치됐다. 이어 16~20번 후보로는 최혁진 전 문재인정부 사회적경제비서관, 이주희 변호사, 김준환 전 국정원 차장,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배정됐다.

특히 진보당이 추천했던 장진숙 전 진보당 공동대표는 정혜경 전 경남도당 부위원장으로, 연합정치시민회의가 추천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은 김영훈 기관사로 각각 교체됐다.

그러나 여야 모두 비례대표 공천룰을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르면 18일 비례대표 순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에서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된 여성과 청년을 비례대표 공천에서 보완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에 신청한 한 예비후보는 “공천 기준이나 순번 배정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공정한 심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더불어민주연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연합 당헌·당규에 비례대표 선발에 대한 규정이 없어 밀실 논의에 길을 터줬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예비 경선을 치르고, 이들 후보의 순번은 중앙위원 투표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 같은 절차가 생략돼 절차적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연합 핵심 관계자는 “더불어민주연합이 책임을 지고 최종적으로 후보들을 선정해 순번을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일 이종선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