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5선이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이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 종료된다. 관영 타스통신은 선거 이틀째인 16일 오후 9시27분 기준으로 투표율 90%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주민들에게 사실상 투표를 강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선거임을 강조하기 위해 점령지 주민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을 대내외에 선전했다.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16일 점령지인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들 인터뷰를 보도했다. 투표를 마친 주민들이 “러시아의 일부로서 지역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선거는 평화적”이라고 소감을 밝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에선 점령지 주민들이 선거에 강제 동원됐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자포리자주 에너고다르의 한 주민은 “선거관리위원들이 소총을 든 군인 두 명과 투표함을 들고 집에 방문했다”며 “투표를 이미 했다고 말했더니 ‘문제없으니 또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 WP에 말했다.
WP는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선전·세뇌 작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은 점령지 대선 투표를 ‘불법적인 병합 시도’로 규정하고 “국제법상 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대선을 틈타 러시아 본토와 국경지대에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러시아는 자포리자의 한 투표소가 16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 방해를 노린 범죄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