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정상권 팀의 벽은 높았다. 올스타급 스타 선수들을 내세운 LA 다저스가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MLB 개막 시리즈의 서막을 완승으로 장식했다. 강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홈런 포함 3안타로 맹활약했다.
프리먼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 스페셜 매치 1차전에서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석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볼넷도 하나 골라냈다.
2020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프리먼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매섭게 돌았다. ‘MVP 트리오’를 이루는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가 범타로 물러난 직후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의 4구째 속구를 퍼 올려 선제 솔로포로 연결했다. 오른쪽 외야 전광판을 맞히는 대형 아치였다.
불붙은 타격감은 후속 타석에서도 쉽게 식지 않았다. 4회 2사 후 오른쪽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고 7회엔 행운의 내야 안타까지 건졌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3루타 하나 모자랐다.
골드 글러브 5회 수상에 빛나는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의 존재감도 두드러졌다. 전매특허인 수비력을 뽐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지만, 타석에서 3안타 4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강속구 승부도 이어졌다. 주인공은 6회 마운드에 오른 조 켈리였다. 그는 첫 타자 사구 이후 로니 도슨과 이원석을 병살타와 삼진으로 정리하며 6회를 삭제했다. 빠른 공 대부분이 시속 150㎞대 후반에 형성됐으며 이원석에게 던진 4구째는 MLB닷컴 기준 시속 99.4마일(159.97㎞)로 측정됐다.
주전 라인업으로 경기를 시작한 다저스는 경기 중반 야수를 대거 교체하면서 후보들을 고루 기용했다. 마운드 역시 선발 마이클 그로브를 포함해 7명을 시험하며 정규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18일 ‘팀 코리아’와의 스페셜 매치 2차전 선발론 바비 밀러가 예고됐다.
키움도 분전했지만 전력 열세를 뒤집진 못했다. 선발 후라도는 제구 난조 속 4이닝 4실점을 기록했고, 야수진도 경기 초반 긴장한 듯 아쉬운 수비를 거듭 노출했다.
그나마 체면을 차린 건 송성문이었다. 키움 타선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3회말 첫 타석에서 좌완 알렉스 베시아의 실투성 속구를 잡아당겨 1-2루 간을 가르며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13-1로 뒤져 패색이 짙던 7회말 2사 1, 2루에선 우완 에반 필립스를 공략해 2타점 중월 2루타를 터뜨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TV로 보던 선수들과 함께 뛴 경험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