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찾는 LPG ‘2강’, 나란히 LNG 진출

입력 2024-03-18 06:05 수정 2024-03-18 06:05
SK가스가 건설 중인 세계 최초의 LNG·LPG 듀얼 발전소 울산GPS 조감도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을 양분하는 SK가스와 E1이 나란히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진출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장동력 확보 등을 목적으로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이 높은 분야를 낙점했다.

LNG는 가스전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저온으로 냉각해 액화한 연료다.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석유, 석탄 등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발생이 30~50% 적다. LNG가 탈탄소 시대로 가는 ‘가교’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기업들은 LNG 사업 경험을 수소, 암모니아 등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넘어가기 위한 교두보로 본다. 실제로 SK가스와 E1 모두 미래 신사업 포트폴리오에 수소를 포함하고 있다. LPG→LNG→수소 혼소→수소로 이어지는 로드맵이다.

반면 LPG 시장은 내림세다. 도시가스 보급 확대로 난방용, 산업용 등으로 쓰이던 LPG는 LNG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LPG 차량 구매자가 줄면서 수송용 수요도 감소 추세다. LPG 시장의 절대적 규모 역시 LNG보다 작다.

18일 E1에 따르면 E1·칼리스타캐피털·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은 평택에너지서비스·김천에너지서비스·전북집단에너지 등 발전소 3곳 매각 협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평택에너지서비스는 LNG 복합화력발전소고, 나머지 2곳은 석탄 발전소다. 거래를 마무리하면 E1은 발전소를 운영하고, 칼리스타캐피털과 메리츠증권은 재무 투자자로 참여한다.

LS그룹의 LPG 유통 계열사 E1은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는 과도기를 지탱할 사업 분야로 LNG를 낙점했다. E1은 수소,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런 미래 친환경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현금흐름 및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LNG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LPG 가격 등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국내 1위 LPG 기업 SK가스 역시 LNG 사업 본격 개시를 앞두고 있다. 다음달부터 LPG·LNG 복합발전소인 ‘울산 GPS’ 시범 가동을 한다. 9월쯤 상업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울산 GPS는 총사업비 1조4000억원을 투입한 세계 최초의 LPG·LNG 복합발전소다. LNG 가격이 높을 때는 LPG를 활용해 발전하고, LPG가 비쌀 때는 LNG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발전소는 LPG·LNG와 수소를 섞어 전력을 생산하는 수소 혼소발전도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SK가스 관계자는 “기존에 LPG사업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트레이딩 역량을 향후 LNG 트레이딩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