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출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합류를 선언했다.
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지켜온 가치와 철학이 다음 국회에서도 바로 설 수 있도록 씨앗이라도 뿌려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낀다”며 “그 절박함으로 오늘 민주당을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국민 곁의 소방관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다. 그 약속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그 인사 말미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정부와 함께 민주주의, 평화, 복지, 그리고 국민 생명 안전의 가치를 대변하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어 제 일생의 가장 큰 보람과 영광이다’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총선을 앞둔 오늘날 민주당이 그 가치를 충실히 대변하고 지켜내고 있는지 이제는 더 이상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게 됐다”며 “총선 승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당 지도부에게 잘못된 방향과 문제를 바로잡아줄 것을 마지막까지 간절히 호소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적은 민주당이 아니다”며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할 가장 큰 적은 국민의 고통이며 정치에 대한 실망”이라고 말했다.
오 의원은 “우리의 고향 민주당이 다시금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을 바로 세우는 날이 오기를 염원하며 그날까지 우리는 윤석열정부에 맞서 고통받는 국민 여러분께 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낙천한 당내 인사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오로지 당에 대한 애정 일념으로 최선을 다해 경선에 임하고 안타깝게 패배하신 모든 분들께, 또한 일방적으로 배제당한 모든 분께 가슴아픈 위로를 전한다”며 “불리한 조건 논란 속에서도 당에 대한 믿음으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여러분은 결코 모욕과 혁명의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또 “오늘날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는 무너졌다”며 “다른 생각, 다른 의견을 용기 내어 말하던 이들은 대부분 배제, 제거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그토록 자랑하던 공천 시스템은 원칙을 저버린 채 특정 의도에 의해 남용될 수 있음을 의심받게 됐다”며 “수차례 반성하고 사과했던 위성정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동의할 수 없는 정치세력과 야합하고 각종 논란을 일으키는 통로가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동의하지 못한다. 공정하지 못하다.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로써 오 의원은 남은 국회의원 임기를 새로운미래에서 이어가게 됐다.
한편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새로운미래에 입당한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