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40여년 동안 김밥을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한 박춘자 할머니를 추모했다. ‘남한산성 김밥 할머니’로 널리 알려진 박춘자 할머니는 지난 11일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문 전 대통령은 16일 페이스북에 “박춘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늦게 들었다”며 “사시던 집의 월세 보증금 5000만원까지 어린이복지재단에 기부하셨다고 하니,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나눔을 실천하는 멋진 삶을 사셨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청와대 ‘기부·나눔 단체 초청 행사’에 초대됐던 박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했다. 그는 “어려웠던 어린 날을 회상하며 ‘나누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다’고 행사 내내 눈물을 흘리던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추모했다.
이어 “할머니는 가진 것이 많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돈이든 재능이든 마음이든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셨다”며 “박춘자 할머니의 영면을 빌며, 나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고 전했다.
‘남한산성 김밥 할머니’로 알려진 박춘자 할머니는 지난 40여년 동안 김밥을 팔아 모은 7억원 가량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인물이다. 김밥 장사를 그만둔 뒤에는 지적 장애인 11명을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처럼 돌보기도 했다.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남은 집 보증금 5000만원도 모두 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춘자 할머니는 지난 2021년 참석한 청와대 기부·나눔 단체 행사에서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아 돈을 번 어린 시절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박 할머니는 “그렇게 (번 돈으로) 먹을 걸 사 먹었는데 너무 행복했다. 남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1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박 할머니가 11일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