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러시아 스타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45)를 앞세운 ‘모댄스’ 공연이 취소됐다. 인아츠와 예술의전당은 15일 ‘모댄스’를 둘러싼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4월 17~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모댄스’는 두 편의 단막 발레 ‘가브리엘 샤넬’과 ‘숨결처럼’을 묶어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패션 브랜드 샤넬 설립자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담은 ‘가브리엘 샤넬’의 경우 2019년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자하로바를 위해 만들어졌다. 원래 2021년 내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연기됐었다. 이번 공연은 볼쇼이 발레단이 아니라 뮤즈아트라는 러시아 민간 제작사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티켓 가격이 34만 원에 이를 정도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지만 취소 전까지 티켓 판매는 전체의 70~80%가 팔려나갈 정도로 호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댄스’의 취소는 공연을 앞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악화된 가운데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특히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지난 4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경시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예술의전당과 인아츠 부담을 크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모댄스’ 공연이 취소되면서 16~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볼쇼이 발레단 갈라 콘서트 2024 in 서울’의 공연의 지속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볼쇼이 발레단이 마린스키 발레단과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국립 발레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볼쇼이 발레단이 속한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총감독으로 ‘친푸틴 예술가’를 대표하는 발레리 게르기예프(67)가 추가로 총감독을 맡았다. 앞서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공식 입장문에서 볼쇼이 발레단의 내한 공연을 지칭했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