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옆 골목을 인근 직장인들이 흡연 장소로 이용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중학교와 잠동초등학교 사이 골목길은 인근의 대기업 사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흡연 때문에 점심시간마다 담배 연기로 자욱하다. 학교 담벼락에는 ‘학교 앞은 금연 구역’이라는 플래카드가 5개나 걸려있지만 무용지물이다.
일부 흡연자는 버젓이 사원증을 목에 건 채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들이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런 몰상식한 행위는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학교 맞은편 길 건너에는 대기업 S사, H사, C사, P사, K 공단 등이 있는데, 보건 당국과 주민들은 이들 회사 직원들이 학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학교 맞은편이 재개발돼 대기업들이 입주한 후 학교 담벼락 주변에서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며 “학부모들이 매번 신고하지만 경찰은 단속권이 없다고 하고 구청이 단속하면 그때뿐이다. 단속반이 떠나면 다시 와서 흡연한다”고 매체에 말했다.
초등학교 관계자 B씨는 “학교가 가까우니 여기서는 담배를 피지 말아 달라고 이미 여러 번 안내했고 주민센터와 건물 관리사무소에 공문도 보냈다”면서 “학교 옆이 흡연 장소가 돼버리니 보기에도 안 좋고 학생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 것 같아 걱정된다. 선생님들이 나가서 흡연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송파구 보건소 관계자 C씨는 “주변 회사들에 자체 흡연실을 만들라고 주기적으로 공문을 보내는데 기업들의 흡연실은 코로나19 이후 거의 다 폐쇄돼 다시 복구하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며 “(이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단속반 한 팀은 아예 이곳만 도는데 과태료를 끊으면 싸움이 벌어진다. 어디를 가도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상황”이라고 매체에 토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