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광주 고속도로에 시속 200㎞ 주행이 가능한 ‘한국형 아우토반’을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고작 47㎞ 구간에서 아우토반이라니 말도 안 된다”며 안전의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독일의 아우토반 길이는 1만3000㎞다. 우리나라처럼 작은 땅에 아우토반을 추진한다니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는 비판의 글이 게재됐다.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서는 시속 130㎞가 권장 속도지만 일부 구간에서 시속 200~300㎞로 주행할 수 있다. 영암~광주 구간에서는 시속 200㎞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영암∼광주에 2조6000억원을 투입해 초고속도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의 활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영암에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경기장이 있는 것을 활용해 자동차 동호인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점도 초고속도로 건설의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글 작성자는 “자동차 동호인을 위해 2조6000억원 들여 아우토반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며 “그럴 돈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이나 늘려라”고 주장했다.
초고속도로 건설은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했고, 전남도 역시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전남도는 광주~영암 아우토반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지난해 진행했다.
누리꾼들은 “아무리 선거가 코앞이라 해도 이건 아니다”, “안전상의 우려가 크다”, “독일 아우토반은 자동차 운전 문화가 만든 도로다. 면허 따는 것부터 우리랑 차원이 다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