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군이 대형 지방소멸기금 공모사업을 통해 대규모 개발에 나서자 해당 지역민들이 사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공권력 남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함양군 난개발 반대 대책위원회는 14일 오전 함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리산 자락 일원에 진행 예정인 ‘함양사계4U’ 사업의 부지 선정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날 대책위는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군수가 주민 몰래 주민의 삶터를 빼앗아 생존권을 위협하고 사유재산제를 보장한 헌법을 부정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대봉산과 마을의 계곡물은 광평천에서 만나 군민 식수원인 상림 취수지로 흘러 들어간다”며 “이들 상류에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면 오염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대책위는 또 “원주민들을 쫓아내면서 외부인들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민간투자를 973억원을 유치한다는데 이는 먹튀개발의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함양 사계 4U 사업 관련 어떤 내용을 들은 바가 없고, 함양읍 백연리에 조성하는 한방웰리스와 대봉산휴양벨리에 조성하는 메디컬파크, 대광마을에 조성되는 렌탈하우스, 캠핑장 등은 모두 외부 투자가에 의해 진행될 사업들이다”고 질타했다.
이날 집회에는 병곡면 대광마을 주민들과 ‘수달친구들’ 등 환경단체, 경남녹색당 등이 함께 참여했다.
한편 함양군은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광역투자사업 공모에서 ‘함양 사계 4U’가 최종 선정돼 병곡면 광평리 일원 개발사업을 위한 사업비 213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90억원을 더 들여 지방 정원을 조성하는 한편 임대 및 분양 주택(100세대), 복합캠핑존, 스마트팜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함양군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민자사업을 포함해 98만㎡(29만6450평·축구장 42개 크기) 일원에 1185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함양=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