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실서 칼 들고 협박… 알고보니 학폭 피해자

입력 2024-03-14 17:43
국민일보 DB

인천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한 학생이 흉기를 들고 동급생을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수년간 괴롭힘 등 학교폭력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인천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13)이 가방에서 과도를 꺼내 동급생 B군(13)을 위협했다. 다만 과도에 찔리거나 피해를 입은 학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초등학생 때부터 B군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전해졌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학교 측은 A군을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 회부하는 대신 위(WEE) 센터 연계 상담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흉기 협박을 받은 B군 부모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며 “관련 학생들에게 교육적 지도와 치료를 진행하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집단 상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물었으나 학폭위에 회부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다친 학생들은 없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알려질 경우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에 시달린 피해자가 흉기로 가해자를 위협한 사건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9월에는 강원도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 C군이 동급생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앞서 C군은 피해 학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왔다고 담임 교사에게 신고하고 상담을 했다. 그러나 사건 당일 피해 학생이 C군을 때리는 등 또다시 괴롭히자 참지 못하고 등굣길에 가져온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