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23년만에 라디오 하차… 마지박 방송서 눈물

입력 2024-03-14 17:19
김창완이 마지막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트위터 캡처

23년 동안 SBS 파워FM ‘아름다운 아침 김창완입니다(아침창)’ 방송을 진행해온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이 마지막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하차를 앞두고 아쉬움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14일 방송계에 따르면 김창완은 이날 아침창 마지막 생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에서 김창완은 게스트 잔나비와 함께 라이브 무대를 꾸렸다.

김창완은 마지막을 기념하듯 검은색 정장에 녹색 나비넥타이를 매고 생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아침 인사에서 “아침창 가족의 영원한 집사이고 싶었기에 오늘 아침 집사 설정으로 옷을 챙겨 입는데 진짜 마지막이구나 끝이구나 싶었다”며 “나뭇잎이 하나 진다고 하자. 꿈속 같고 동화 속 같았던 모든 날에 경배를 올리자 하고 힘차게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아침창 공식 소셜미디어(SNS)에는 김창완의 이날 라이브 무대 영상이 올라왔다. 김창완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다 목이 메는 듯 목소리를 떨고, 울컥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떨구며 눈을 질끈 감았다.

기타 연주를 이어가던 김창완은 노래가 끝나자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고, 끝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완의 마지막 방송에 네티즌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네티즌들은 “김창완 아저씨 마지막 곡 다 부르고 광고 나오자마자 우신다. 한 자리를 20년 넘게 굳건히 지켜오던 사람을 이렇게 보내나” “눈물을 꾹꾹 참고 계시다가 마지막에 흘리시는 모습에 같이 마음이 아팠다” “항상 그 자리에 계실 것 같아 인생이 지칠 때마다 찾아가 위로를 얻었다. 오늘 방송은 진짜 먹먹한 마음이었다” 등 의견을 내비쳤다.

김창완은 아침창 공식 홈페이지에서 “어떻게 말문을 열어야 할지, 얘기가 나온 지는 한 달 정도 됐다. 저 혼자 이별을 가슴에 묻고 하루하루를 지냈다”며 “겨울 아침 서쪽에 걸린 달을 보며 오늘 보는 달이 ‘아침창’하며 마지막으로 보는 달일지도 모르겠다 하며 달려왔다. 한편 참 오래 멀리도 달려왔구나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아침창’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귀가 저절로 닫히는 느낌이었다, 현실감이 없더라”며 “3월 17일까지 제가 진행을 하고 그사이에 후임을 선정할 예정이다. 저는 떠나지만 ‘아름다운 이 아침’은 앞으로도 계속 ‘아침창’ 가족들의 아침을 열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완은 2000년 10월 2일부터 아침창을 진행해왔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청취자들과 소통하며 자리를 지켜왔다.

아침창은 3월 17일까지 김창완의 녹음본으로 방송된다. 후임 진행자는 배우 봉태규가 맡는다. 김창완은 올 하반기 중 러브FM 신규 론칭 프로그램으로 다시 찾아온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