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막바지 2위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이 걸린 2위 싸움은 SK와 창원 LG, 수원 KT의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 팀의 격차가 크지 않은데다 순위 변동에 큰 영향을 주는 맞대결도 남아 있어 리그 최종전까지 안갯속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SK는 14일 현재 29승 18패를 거둬 정규리그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공동 2위인 LG, KT(이상 30승 17패)와는 단 1경기 차다. 세 팀은 나란히 7경기씩을 남겨뒀는데, 매 경기 승패 여부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SK는 전날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7대 62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베테랑 가드 김선형의 복귀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팀 최대 강점인 속공(평균 5.6개·1위)은 한층 더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 10일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준우승의 주역인 오재현(13점)과 안영준(19점), 자밀 워니(23점) 등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김선형은 복귀전에서 13분가량을 소화한 뒤 발목을 다쳐 경기를 마쳤지만 심각한 수준의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SK 전희철 감독은 “이제 매 경기가 모두 결승전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는 각오로 임해 2위를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5연승을 달린 LG 역시 분위기가 좋다. LG는 지난 11일 KT와 맞대결에서 이겨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4승 2패로 앞서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양 팀의 성적이 같을 경우에는 상대전적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LG는 리그 최소 76.7실점의 ‘짠물 수비’로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2위로 4강 PO에 직행하는 게 목표다. LG 조상현 감독은 “순리대로 끝까지 가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LG는 SK를 상대로도 3승 2패의 우위를 점한 가운데 오는 28일 한 차례 더 맞붙는다.
KT는 세 팀 중 가장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했다. LG는 물론 SK에도 상대전적 2승 3패로 뒤져 있다. 올 시즌 KT는 외국인 선수 패리스 배스가 득점 전체 1위(25.45점)를 달리며 중심을 잡았지만 체력 저하와 집중 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평균 31분56초를 소화 중인 배스는 팀 내 최다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