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 소리 반가워요”… 20년째 돌반지 선물하는 마을

입력 2024-03-14 15:45
14일 오전 '안사천사모'가 주관하는 돌반지 전달식이 안내면사무소에서 열렸다. 옥천군 제공

충북 옥천군 안내면에서는 매년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돌이 된 아기에게 돌반지를 선물하고 함께 축하해주는 자리이다.

14일 오전 안내면사무소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이 2명에게 축하 반지를 선물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안내면 주민들로 구성된 ‘안사천사모(안내면을 사랑하는 천사들의 모임)’의 주도로 시작됐다.

안사천사모는 마을에서 아기 울음이 귀해지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이 2004년 결성한 모임이다. 천사 단어를 따 매달 1004원씩 모은 돈으로 첫 번째 생일을 맞은 아이들에게 돌반지를 선물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장학금도 수여하고 있다.

안사천사모는 지난 20년 간 모두 84명의 아이에게 반지를 선물했다.

이요셉 주민자치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물하는 돌반지의 갯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며 “많을 때는 아이 8명에게 준 적도 있는데, 지난해 1명에 이어 올해는 2명에게 선물했다. 아이들이 계속 줄어드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안내초등학교 전교생이 32명뿐”이라며 “아이들이 최대한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소멸 위기 지역이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언제든 지역에 도움이 되고 싶다. 우리 지역이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